비만치료제로 활용되는 GLP-1 수용체 작용제(이하 GLP-1 제제)로 혈압 강하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GLP-1 제제의 주요 임상연구에서 체중 감량에 따라 혈압도 완만하게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기 때문이다.
이대서울병원 조인정 교수(순환기내과)는 16~17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대한고혈압학회 춘계학술대회에서 '비만 치료 약물의 혈압 및 심혈관질환에 미치는 효과 최신 연구 리뷰'를 주제로 발표했다.
최근 진료현장에서 사용하는 대표적 GLP-1 제제는 삭센다(성분명 리라글루타이드), 위고비(세마글루타이드 피하주사제), 리벨서스(세마글루타이드 경구제), 마운자로(터제파타이드) 등이 있다.
치료제별 주요 임상연구 결과를 보면 체중 감량과 함께 수축기혈압 감소도 확인된다.
삭센다의 LEADER 연구는 당뇨병 환자를 3.8년간 추적관찰했고, 체중이 2.3kg 감소하면서 수축기혈압은 1.2mmHg 강하됐다.
위고비의 SELECT 연구에서 당뇨병이 없는 비만 또는 과체중 환자를 34개월 동안 추적관찰한 결과, 체중 9.1kg, 수축기혈압 3.8mmHg 감소가 확인됐다.
리벨서스의 OASIS1 연구는 당뇨병이 없는 과체중 또는 비만 성인 환자를 17개월 동안 추적관찰했다. 그 결과, 체중은 15.5kg 빠졌고 수축기혈압은 6.6mmHg 감소했다.
마운자로의 SURMOUNT-1 연구는 당뇨병이 없는 과체중 또는 비만 환자를 18개월간 추적관찰했고, 용량에 따라 15~22kg 체중 감량 효과가 나타나면서 수축기혈압은 전체 용량에서 7.2mmHg 강하됐다.
조 교수는 "일반적으로 체중이 1kg 줄어들면 수축기혈압은 1mmHg 감소한다고 알려졌다"며 "연구 결과를 보면, 마운자로의 경우 체중이 20kg가량 빠졌는데 수축기혈압은 7.2mmHg 감소해 적게 강하된 것으로 보인다. 이는 연구에 포함된 환자군이 비만할지라도 고혈압 환자가 아니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연구별 환자군의 등록 당시 평균 수축기혈압을 보면, LEADER 연구는 136mmHg, SELECT 연구는 131mmHg, OASIS1 연구는 129mmHg, SURMOUNT-1 연구는 용량별 123~124mmHg였다. 즉, 연구에 비만 또는 과체중이면서 혈압이 높은 환자만 모집한 것이 아님을 보여준다.
그는 "GLP-1 제제의 체중 감량 효과에도 불구하고 혈압이 크게 조절되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고혈압 환자가 아닌데 체중이 빠지면서 혈압도 비례해 떨어지는 경향이 나타난 점에 주목해야 한다"면서 "향후 GLP-1 제제가 고혈압 환자의 혈압 강하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GLP-1 제제가 체중을 줄일 뿐만 아니라 경동맥체(carotid body)에 직접 작용해 혈압을 낮출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그는 "GLP-1 수용체는 경동맥체에서 발현된다. 경동맥체 내 GLP-1 수용체를 GLP-1 제제가 활성화시키면 경동맥체에서 유도되는 심혈관 및 교감신경 반응을 억제해 결과적으로 혈압을 낮추는 효과로 이어질 수 있다"면서 "GLP-1 제제는 비만 환자의 체중 감소 효과 외에도 혈압 강하 및 심혈관 예후 개선 효과를 보이는 약제"라고 강조했다.
출처 : 메디칼업저버(https://www.mo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