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버드 의대, 2만 명 대규모 분석 통해 재발 위험 요소 규명
누적 용량, 여드름 재발 위험 감소의 핵심 요인
여성 환자, 남성보다 여드름 재발 위험 높아
이소트레티노인 치료에서 여드름 재발 위험을 줄이기 위해서는 누적 용량이 가장 중요한 요소라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하버드 의대 연구진은 2017년부터 2020년까지 1만 9,907명의 데이터를 분석해 누적 용량과 하루 복용량이 여드름 재발 및 재치료율에 미치는 영향을 심층적으로 평가했다. 이번 연구는 지난 15일 의학 학술지 JAMA Dermatology에 게재됐다.
연구 결과, 이소트레티노인 누적 용량에 따라 여드름 재발률과 재치료율이 크게 달라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누적 용량이 120mg/kg 미만인 환자 그룹에서는 재발률이 26.1%로 가장 높았으며, 재치료율도 12.7%로 나타났다.
반면, 누적 용량이 120~220mg/kg에 해당하는 그룹에서는 재발률이 19.8%, 재치료율이 5.0%로 크게 감소했다. 그러나 220mg/kg을 초과한 고용량 그룹에서는 재발률이 22.2%, 재치료율이 5.5%로 나타나 추가적인 이점은 확인되지 않았다. 이소트레티노인(Isotretinoin)은 비타민 A 유도체로, 심각한 낭포성 여드름 치료에 사용되는 강력한 경구 약물이다. 피부의 피지선 활동을 억제하고 여드름 유발 요인을 근본적으로 줄이는 데 효과적이다.
연구팀은 “치료 효과를 극대화하려면 최소 120mg/kg 이상의 누적 용량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220mg/kg을 초과하는 고용량은 추가적인 치료 효과를 제공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하루 복용량 또한 여드름 재발률에 영향을 미쳤다. 하루 복용량이 0.5mg/kg/d 미만인 그룹은 재발률이 30.2%로 가장 높았으며, 0.5~1.0mg/kg/d의 중간 그룹은 22.6%, 1.0mg/kg/d 이상의 고용량 그룹은 21.7%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하루 복용량이 낮은 경우 재발률 감소에 기여할 수 있지만, 누적 용량이 120mg/kg 이상으로 충분히 높은 경우 하루 복용량은 재발률과 큰 연관이 없었다”고 분석했다. 이는 하루 복용량보다 전체 치료 용량이 치료 결과에 더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시사한다.
여성 환자는 남성에 비해 여드름 재발 위험이 43%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HR: 1.43). 연구진은 이 같은 결과가 호르몬 변화와 다낭성 난소 증후군(PCOS) 등 내분비적 요인과 연관이 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그러나 여성의 재치료율은 남성보다 낮았는데, 이는 여성 환자들 사이에서 스피로놀락톤 처방이 증가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스피로놀락톤은 안드로겐(남성 호르몬) 수용체를 차단해 피지 분비를 억제하는 약물로, 호르몬성 여드름과 다모증, 다낭성 난소 증후군(PCOS) 치료에 효과적이다. 연구에 따르면 스피로놀락톤 처방을 받은 여성 환자 1,006명 중 단 41명만이 이소트레티노인을 재처방받았다. 연구팀은 “스피로놀락톤 사용이 여성 환자에서 재치료율 감소와 관련이 있을 가능성이 있다”며 “이를 확인하기 위해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미국 상업 보험 가입자들의 진료 기록과 처방 데이터를 포함한 MarketScan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했다. 이 데이터베이스는 대규모 환자군의 데이터를 제공하며, 다양한 의료기관의 자료를 포괄해 연구의 신뢰성을 높였다.
다만, 연구팀은 체중 데이터 부재로 평균 체중을 기반으로 용량을 계산한 점, 여드름의 임상적 심각도와 병변 분포를 포함하지 못한 점 등을 한계로 지적했다. 또한 상업 보험 데이터를 기반으로 진행된 연구인 만큼, Medicaid나 Medicare 가입자들에게도 동일한 결과가 적용될지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는 여드름 재발과 재치료율에 영향을 미치는 핵심 요인을 대규모 데이터를 통해 규명했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의를 가진다”며 “초기 치료에서 충분한 누적 용량을 확보하고, 환자 맞춤형 접근을 통해 치료 전략을 최적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여드름 치료 과정에서 이소트레티노인의 누적 용량이 재발 위험을 줄이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는 점을 입증했다. 연구진은 환자의 목표와 선호도에 맞춰 하루 복용량과 치료 기간을 조정하는 개인 맞춤형 치료 계획을 권장했다.
출처 : Lai, J., & Barbieri, J. S. (2025). Acne Relapse and Isotretinoin Retrial in Patients With Acne. JAMA Dermatology. doi:10.1001/jamadermatol.2024.5416
출처 : 팜뉴스(https://www.pharm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