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모의 진단과 치료 [출처: 약업신문, 피부과 전문의 박향준 교수님]

1. 탈모의 종류

탈모는 비흉터형성(nonscarring)탈모과 흉터형성(scarring)탈모로 대별된다. 전자는 모낭이 유지되어 모발이 재생될 수 있으나 후자는 모낭파괴로 모발의 재성장을 기대할 수 없다.

 

<표> 탈모의 종류

국소성(localized)

비흉터형성탈모

안드로겐탈모, 원형탈모, 발모벽, 견인탈모, 매독탈모

흉터형성탈모

1차성

모낭염증질환

홍반루프스, 모공편평태선, 전두부섬유화탈모, 점액탈모, 박리모낭염, 켈로이드여드름

2차성

감염

세균, 진균, 바이러스 감염

외상

견인탈모, 압박탈모

미만성(diffuse)

비흉터형성탈모

휴지기탈모, 생장기탈모, 미만성 원형탈모

 

모발은 일생 지속적으로 생성과 탈락을 반복한다. 새 모발을 만들기 위해 기존의 모낭은 성장(생장기,anagen), 퇴행(퇴행기, catagen), 휴식(휴지기, telogen)의 주기를 거치는데 이를 모낭성장주기(모주기)라 한다. 휴지기에 이르면 모발이 빠지며 다시 생장기가 시작된다. 모주기의 길이는 모낭의 종류와 부위에 따라 달라 두발에서는 비율이 각각 80~90%, 1%미만, 10~20%이며 3년-3주-3개월의 길이를 갖는다. 또한 모주기는 여러 호르몬, 신경펩티드, 신호물질에 의해 조절되는데 이 중 가장 중요한 것이 안드로겐 호르몬이다. 안드로겐은 모낭부위에 따라 ‘paradoxical’한 작용을 보인다. 즉 성장이 촉진되는 모낭과 억제되는 모낭이 있다. 근래에는 Janus family tyrosinase kinase(Jak)-STAT 신호체계가 모주기 조절 특히 생장기유도에 기여함이 밝혀져 탈모치료제의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다.

 

2. 진단방법

 

▪ 환자의 병력청취

탈모의 시점과 전개양상, 가족력을 알아본다. 여성은 안드로겐 과다분비증상이나 피임약복용 등 산부인과적 병력도 중요하다. 만성 전신질환, 최근(탈모시작 6개월~1년 전) 진단받은 질환, 영양상태, 다이어트, 머리손질습관, 약물복용, 알러지, 화장품사용습관 등을 알아본다.

▪ 임상적 검사

1) 두피검사 및 탈모양상 관찰

지루피부염, 과다피지분비, 감염성 질환의 유무, 탈모반이 있으면 경우 크기, 개수, 흉터존재 등을 살펴본다. 앞과 옆 모발선의 여러 부위를 가르마타듯 갈라서 모발의 밀도, 굵기, 두피가 보이는 정도를 비교해본다.

2) 모발검사

 털당김검사(hair pull test): 엄지와 집게손가락으로 약 50~60개의 모발을 가볍게 잡고 당겨보아 5,6개 이상 빠지면 탈모가 의심된다. 여러 부위에서 반복해 본다.

털뽑기검사(hair pluck test): 50~100개 모발을 뿌리쪽에서 집게로 잡고 센 힘으로 일시에 뽑아 현미경으로 관찰한다. 통증을 수반하여 잘 사용되지 않는다.

3) 손발톱검사: 원형탈모, 모공편평태선, 특정 영양결핍성 탈모에서 손톱의 변화를 동반한다.

▪ 진단기기를 이용한 검사

1) 현미경검사: 모발을 현미경으로 확대하여 모낭의 모주기상태, 모간(hair shaft)을 관찰하는 것으로 현재는 더모스코피 검사로 대체되는 경향이다.

2) 더모스코피(dermoscopy): 빛의 투과를 증가시켜 10~50배 정도로 확대하여 관찰하는 기구로 두피나 모발상태를 정확하게 볼 수 있어 매우 유용하다.

3) 전반적인 사진촬영(global photography): 사진을 촬영하여 탈모상태의 변화를 관찰하는데 자세를 고정시키는 장비를 이용하여 동일한 위치를 찍어야한다.

4) 사진모발도검사(phototrichogram): 일정부위의 모발을 짧게 자른 후 촬영하여 mapping하고(1차영상) 수일 후 같은 부위를 찍어(2차영상) 모발의 밀도, 길이, 성장속도를 비교한다. 디지털카메라와 컴퓨터 화상분석으로 정확도가 높다.

▪ 검사실 검사

1) 혈액검사: 남성형 안드로겐탈모는 안드로겐이 주요 원인이나 혈중 수치는 정상범위이다. 5-α환원효소억제제 치료 시 시작 전 전립선특이항원(prostate specific antigen, PSA)측정이 권장된다. 여성에서는 미만성 탈모 시 혈청 ferritin과 갑상샘자극호르몬(TSH) 측정을, 안드로겐과다가 의심될 때는 내분비검사를 한다. 즉 과도한 혈액검사는 필요없지만 개개인에따라 해당과들의 다학제적 접근이 요구된다.

2) 조직검사(biopsy): 보통은 거의 시행하지 않으나 흉터형성탈모나 미만성 탈모가 의심될 경우 시행한다.

 

3. 탈모 질환

 

1. 안드로겐탈모(Androgenetic alopecia, AGA)

▪ 유전적 소인이 있는 사람에서 모낭의 소형화(miniaturization)에 의해 특정 양상(‘패턴’)으로 진행하는 비흉터형성탈모로 남자에서 가장 흔한 탈모이다. 모낭은 모발의 생장기가 짧아져 긴 성모(terminal hair)에서 짧고 가는 연모(vellus hair)로 천천히 변화되는 소형화과정을 거치며 분포는 특정패턴을 보인다. 안드로겐탈모를 패턴탈모(patterned hair loss)라고도 한다.

▪ 사춘기이후 시작되며 나이듦에따라 유병율이 증가한다. 동양인의 경우 백인에 비해 발생율이 낮고 발생도 10년 정도 늦게 진행하며 탈모정도가 심하지 않다.

▪ 여러 안드로겐 중 테스토스테론은 모낭에서 5α-환원효소에 의해 더욱 강력한 안드로겐인 디하이드로테스토스테론(DHT)으로 변환된다. 탈모부위에서는 이 효소의 활성이 높아 DHT가 많이 형성되고 그 부위의 모낭에 안드로겐 수용체의 발현도 증가되어 탈모를 일으킨다. 즉 안드로겐과 이에 대한 모낭의 병적 민감성에 기인한다고 할 수 있다.

▪ 이처럼 ‘유전적 배경, 어느 정도의 나이, 안드로겐의 3 조건’이 관여하는데 여성형탈모에서는 남성형보다 이 조건의 영향력의 근거가 약하다.

여성형 탈모의 임상사진 ©가천대길병원

▪ 남성형과 여성형은 탈모양상이 다르다. 남성형은 두정부와 양측 이마선에서 시작하여 M자형으로 진행하고 뒤와 옆머리는 침범하지 않는다. 여성형에서는 앞이마선의 후퇴는 없고 주로 정수리모발이 적어지고 가늘어진다. AGA의 정도를 나타내는 분류법이 있는데 2007년 대한모발학회에서 기존의 분류법을 바탕으로 BASP분류법(basic and specific classification)을 발표하여 사용되고 있다

▪ AGA와 유사 양상을 보이는 질환의 감별이 필요한데 여성형탈모는 만성 휴지기탈모, 미만성 원형탈모와, 소아청소년기에서는 모발감소를 보이는 선천탈모질환과의 감별이 어렵다

<표> 안드로겐탈모(AGA)의 감별질환

질환

감별점

휴지기탈모

유발요인 존재, 모발당김검사 양성

미만성 원형탈모

탈모의 패턴성 없음, 개인/가족력 있음, 신체 다른 부위

탈모 있음, 손발톱 변화 동반

전두부섬유화탈모

전두부와 측두부에 띠모양의 탈모와 흉터형성, 눈썹소실동반, 모낭주변 홍반과 과각화증

견인탈모

머리땋기 등 모간의 강한 견인 병력

단순모발감소증

소아기 때부터 미만성, 진행성의 두피와 신체 모발손실,

피부, 손발톱, 치아 이상없음

 

2. 원형탈모(Alopecia areata, AA)

▪ 비흉터형성탈모로 전 인구의 1.7%정도에서 일생 한 번은 발생한다. 남녀 비율은 비슷하며 전 연령층에서 발생하나 젊은 층에서 높아 소아탈모의 가장 흔한 형태이다.

▪ 유전적 소인을 보이는 자가면역질환으로 생각되며 하시모토 감상샘염, 백반증 등의 다른 자가면역질환이나 아토피피부염, 건선 등에 동반되기도 한다.

▪ 많은 환자에서 탈모 발생 전 큰 정신적 스트레스를 경험했다는 보고가 있어 스트레스가 위험인자로 여겨지며 병의 악화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다.

▪ 두피에 하나 혹은 여러 개의 원형 혹은 타원형 탈모반이 나타난다. 두피외에 눈썹, 턱수염, 음모 등 어느 부위에서나 발생하며 5%에서 두피 전체로 확대되는 전두탈모(alopecia totalis), 1%에서 전신탈모(alopecia universalis)로 진행할 수 있다.

 

원형탈모의 임상사진 ©가천대길병원

▪ 손발톱병변을 동반하여 손발톱 표면에 작은 함몰(pitting), 샌드페이퍼 변화를 볼 수 있다.

▪ 진단은 탈모양상, 손발톱병변, 더모스코피상 감탄부호 모발과 부러진 모발 소견, 모발당김검사 등으로 할 수 있고 감별질환으로는 표4에서와 같은 여러 질환이 있다.

▪ 대부분의 AA는 자연회복되거나 치료에 잘 반응한다. 1년 미만인 한 두개 탈모반은 80%에서 자연회복되므로 수개월 기다려볼 수 있다. 작은 병변인 경우 스테로이드 국소도포나 미녹시딜 5% 용액도포에 잘 반응하는데 호전이 없거나 광범위하면 국소면역치료, 스테로이드 병변내주사나 전신요법, JAK억제제 사용 등의 방법을 고려해볼 수 있다.

▪ 병의 경과는 다양하고 몇 번의 재발을 보일 수 있으나 자연회복되는 편이다. 그러나 소아의 경우 전두 혹은 전신탈모로 발전할 수 있고 수년간 호전악화를 반복하며 치료에 잘 반응하지 않기도 한다.

 

3. 휴지기탈모(Telogen effluvium, TE)

▪ 휴지기탈모는 생장기모발이 일찍 휴지기로 이행하여 휴지기모발이 크게 증가함으로써 모발이 과도하게 빠지는 현상이다.

▪ 미만성 탈모의 가장 큰 원인이다.

▪ 탈모 지속기간에따라 급성과 만성으로 구분된다. 급성 TE는 심한 열성질환, 임신과 출산, 수술, 과격한 다이어트 등 유발사건이 있은 지 약 3개월 후부터 탈모가 시작되어 6개월 이내로 지속된다. 전체 모발의 50%를 넘지 않으며 수개월 후 회복된다.

▪ 만성 TE는 탈모기간이 지속되는 경우로 철결핍이 흔한 원인이며 그 외 갑상샘질환, 단백질결핍, 만성소모성질환, 아연결핍, HIV나 매독 등 성인질환, 약제에 의하기도 한다. 생장기단축에 의한 특발성인 경우도 있다.

▪ 감별질환에는 여성형탈모, 미만성 원형탈모, 생장기탈모(anagen effluvium) 등이 있다. 생장기탈모는 일부의 항암제 사용 후 생장기모발이 빠지는 것으로 약제가 모낭에 영향을 주어 모발이 가늘어지고 이런 모발이 두피에 도달했을 때 부러지게 된다. 항암제투여 후 1-2개월 후 발생하며 생장기모발만 침범하므로 전체 탈모는 없고 약제중단 시 다시 재생된다.

▪ 임상경과와 예후는 다양하나 원인제거 시 수개월내 정상적 모주기로 회복된다. 따라서 자연회복까지 지켜보면서 그동안 심리적 지지나 질환에 대한 자세한 설명으로 환자를 안심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특발성 만성 TE에는 간혹 국소 미녹시딜제제를 시도해보기도 한다.

 

4. 탈모 치료

 

▪ AGA는 진행성 질환이므로 이를 막거나 모발성장을 촉진하는 것이 치료의 목표인데 발병초기이거나 탈모정도가 심하지 않아야 치료효과가 크다. 치료에는 약물치료, 모발이식, 저출력레이저치료, 등이 있다.

1) 국소약물치료

 미녹시딜(minoxidil)제제: 남성형은 2%, 5% 용액과 5% foam, 여성형은 2% 용액과 5% foam이 사용된다.

 피나스테리드 외용액: 경구용 제제의 성기능 부작용을 우려하여 외용액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는데 0.25%용액이 전신흡수를 줄이고 경구용만큼 효과있다는 보고가 있다.

 0.025% alfatradiol 용액: 여성형탈모에 사용된다.

2) 남성형 AGA의 전신약물치료

 5-α환원효소억제제: 5-α환원효소는 테스토스테론을 강력한 탈모작용을 가진 DHT로 전환시키는 효소로 1형과 2형이 있고 두 가지 모두 모낭에 존재한다. 피나스테리드는 2형을, 두타스테리드는 1,2형 모두를 억제하여 DHT를 낮춤으로써 효과를 나타낸다. 전자는 1일 1mg 복용하며 효과는 2,3개월 후부터 보이는데 탈모개선이 없더라도 탈락을 억제하므로 계속 사용을 권장한다. 정수리, 전두부탈모와 젊을수록 효과가 있다. 부작용으로 일부에서 성기능감소, 발기부전 등의 보고가 있었으나 대조군과 차이는 없었다. PSA 농도를 감소시키므로 40세 이상에서는 투여전 PSA농도를 측정해두어야 하고 가임여성에게는 금기이다. 두타스테리드는 1일 0.5mg 복용하고 전자보다 3배정도 더 강력하며 특히 고령에서도 효과를 보인다. 부작용과 안정성은 피나스테리드와 동일하다.

3) 여성형 AGA의 전신약물치료

 5-α환원효소억제제: 피나스테리드 2.5mg 이나 5mg 사용하며 가임여성에게는 금기이다(단, 임신계획없으면 사용가능). 두타스테리드는 남성형과 동일하게 0.5mg 사용한다.

 항안드로겐: spironolactone, cyproterone acetate, flutamide 등 안드로겐 수용체에 대한 길항체로 테스토스테론과 DHT가 이 수용체에 결합하지 못하게 한다. 다모증 등 안드로겐과다증에 사용되기도하나 효과가 분명하지 않고 부작용이 많아 추천되지 않는다.

 

4) 모발이식: 진행된 남성형탈모의 경우 시행할 수 있다. 안드로겐의 영향을 받지않는 후두부모낭을 채취하여 모낭단위로 분리후 탈모부위에 이식한다. 약 6개월 지나면 자연스러워지고 수술 후에도 약물치료를 계속하는 것이 좋다.

5) 저출력레이저치료(low-level laser therapy, LLLT): 낮은 강도의 가시광선 혹은 근적외선 영역의 광선을 이용하여 치료하는 것으로 현재 LLLT를 이용한 빗과 헬멧형 기기가 나와있다.

6) 기타방법

 두피주사: PRP, PDRN, 메조테라피, 비오틴, D-판테놀, 보톡스 등의 두피주사가 있다.

 경구 미녹시딜제제: 최근 저용량의 미녹시딜(1일 2.5-5mg) 경구 투여의 효과에 대한 보고들이 나오고 있다.

 

5. 결 론

탈모질환 치료는 무엇보다 정확한 진단이 선행되어야 한다.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는 주증상을 비롯한 환자의 호소에 귀를 기울이고, 임상양상을 자세히 관찰하는 것이 기본이다.

흔히 접할 수 있는 원형탈모증, 남성형탈모증의 경우 다른 검사없이 병력청취와 두피에 대한 진찰만으로 진단에 이를 수 있고, 진단에 기초하여 면역억제제나 5-알파 환원효소 억제제를 처방하여 많은 경우 효과를 볼 수 있다.

여성형탈모증의 경우, 치료가능한 기저질환이나 치료하지 않아도 예후가 좋은 휴지기탈모증 등을 감별하고, 미녹시딜 도포제 사용을 기본으로 하면서 폐경기 이후의 환자에 대해서는 항안드로겐제/5-알파 환원효소 억제제를 신중하게 사용할 수 있다.

또 반흔성탈모의 경우 기저 염증질환을 찾고 치료하는데 주력하여 추가적인 반흔의 발생을 억제해야 한다. 진행된 남성형탈모의 경우 모발이식을 시행할 수 있다. 안드로겐의 영향을 받지않는 후두부모낭을 채취하여 모낭단위로 분리후 탈모부위에 이식한다. 약 6개월 지나면 자연스러워지고 수술 후에도 약물치료를 계속하는 것이 좋다.

출처: 약업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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